잘 팔리면 뭐하나… 렉서스 ES300, 30대 중 1대 꼴로 도난 ‘보안 구멍’
렉서스 라인업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ES300이 영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잘 팔리고 잘 만든 차라도 도둑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 있다. 렉서스 ES300은 국내는 물론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도 브랜드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핵심 모델이지만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 가장 높은 도난율을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 PR 및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인 '루프 에이전시(Loop Agency)가 영국 차량등록청(DVLA) 자료를 기반으로 도난 건수와 등록 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렉서스 ES300 세단은 30대 중 1대꼴로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SUV RX450도 39대 중 1대가 사라졌다. 렉서스는 이 외에도 NX, UX, CT 등 총 다섯 개 모델이 ‘도난 위험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도로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은 포드 피에스타(Fiesta)였지만, 도난 ‘비율’로 보면 렉서스와 아바스(Abarth) 브랜드가 가장 취약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바스는 피아트의 고성능 디비전이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많이 팔린 차가 많이 도난당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예를 들어 포드 피에스타는 지난해 4719건의 도난 신고가 접수되며 수치상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이었지만, 영국 내 430만 대의 포드 차량 중 도난 비율은 1:460(460대 당 1대)에 그쳤다. 반면 아바스는 1:116, 렉서스는 1:117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루프 에이전시는 렉서스를 포함한 고급차의 경우 신호 복제와 해킹, 원격시동 시스템 취약점을 노린 절도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프)
특히 RX450h와 ES300h의 도난 사례는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렉서스 오너는 “차량을 집 앞에 두고 하루 출장을 다녀왔는데, 귀가하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과 연결된 신호 탈취 방식(릴레이 어택)에 대비책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렉서스를 포함한 고급차의 경우 신호 복제와 해킹, 원격시동 시스템 취약점을 노린 절도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테슬라와 TVR은 도난 걱정을 가장 덜어도 되는 브랜드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모델 3를 포함해 전체 브랜드 통틀어 33건의 도난 사례만 보고됐으며, 도난 확률은 1:7031에 불과했다. TVR은 더 극적이다. 영국 전역에 1만여 대가 등록되어 있지만, 지난해 도난된 차량은 단 1대였다. TVR은 영국의 전통적인 스포츠카 브랜드로 디지털 장비보다는 순수한 기계적 주행감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루프의 알렉스 케포드(Alex Kefford) 편집장은 “작년에는 레인지로버가 보험 가입 거부 이슈로 주목받았지만, 비율로 보면 렉서스가 더 심각한 도난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재규어랜드로버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광대역 키 적용, 경찰 전담 지원 등 실질적 조치를 렉서스를 포함한 더 많은 브랜드가 도입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2024년 영국에서 도난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된 브랜드 순위. (루프)
도난된 차량은 대부분 부품으로 분해돼 불법 유통되거나 해외로 밀반출된다. 특히 피에스타처럼 대중적인 모델은 중고 부품 수요가 많아 타깃이 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신차 출고 지연, 비용 절감 압박으로 인해 비정상 유통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차량 도난을 통한 부품 공급이 악순환을 부르고 있다”고 경고한다.
보안이 생명인 시대. 기술과 브랜드 가치만으로는 차량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렉서스 오너라면, 오늘 밤 한 번 더 잠금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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