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고성능의 기준, 가속에서 코너 제어로 이동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성능 경쟁의 기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이미 평준화 단계에 들어섰고, 이제 전동화 퍼포먼스의 핵심은 실제 주행에서 차체를 얼마나 정교하게 통제할 수 있는지에 맞춰지고 있다. 무거운 배터리로 인해 불리해진 차체 조건 속에서, 코너링 안정성과 리듬을 제어하는 기술이 고성능 전기차의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로터스, 페라리, 제네시스, 폴스타 등 주요 브랜드들은 각자의 엔지니어링 철학을 앞세워 전기차 시대의 고성능을 재정의하고 있다.

로터스는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다. ‘가볍게 만들되 단순하게 만들라’는 철학은 하이퍼 GT 에메야와 하이퍼 SUV 엘레트라에서도 이어진다. 두 모델은 100kWh를 넘는 대형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무게중심을 250mm 이하로 낮췄고, 차체 비틀림 강성 역시 동급 최상위 수준을 확보했다. 배터리를 차체 하부 깊숙이 배치하고 모터와 인버터를 중앙과 후방에 집중시킨 설계는 EV 특유의 전륜 하중 부담을 줄이며, 코너 진입 시 경쾌한 초기 응답성을 만들어낸다. 로터스는 전동식 스티어링에서도 타이어 접지 감각을 최대한 보존해, 전기차에서도 ‘코너가 살아 있는’ 주행 감각을 구현했다.

페라리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정공법을 택했다. 2025 캐피털 마켓 데이를 통해 공개된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섀시와 배터리를 완전히 통합한 구조를 바탕으로 무게중심을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80mm 낮췄다. 전후 중량 배분은 47:53으로 설정됐다. 자체 개발한 전기모터와 인버터는 리어 액슬 기준 620kW 출력과 최대 8,000Nm 휠 토크를 활용해 정교한 토크 벡터링을 수행한다. 48V 액티브 서스펜션과 초당 200회 차량 동역학을 연산하는 제어 시스템은 네 바퀴의 하중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페라리 특유의 주행 감각을 전기차에서도 유지한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프로젝트 ‘마그마’를 통해 출력 경쟁에서 벗어난 방향성을 제시했다. 마그마 라인업은 전기차 특유의 중량과 관성을 전제로, 서스펜션 튜닝과 차체 강성 보강, 공력 성능 개선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전·후륜 모터 제어를 통한 응답성 조율과 하중 이동을 고려한 섀시 세팅은 제네시스가 강조하는 우아한 주행 감성을 고성능 영역으로 확장한다. 마그마는 한국 럭셔리 브랜드가 전동화 시대에 제시하는 새로운 퍼포먼스 기준으로 해석된다.

폴스타는 차체 일체감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다. 폴스타 5와 6에 적용된 800V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은 열 경화 접착 방식을 활용한 알루미늄 유니보디 섀시로 중량을 줄이면서 비틀림 강성을 높였다. 코너링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하는 설계는 연속적인 주행 리듬을 가능하게 한다. 오픈톱 구조의 폴스타 6 역시 공력 성능과 하부 강성 보강을 통해 고속 안정성을 확보했다.

아우디 RS Q6 e-트론과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역시 같은 흐름에 서 있다. 아우디는 쿼트로 기반의 정밀한 토크 벡터링과 차체 롤 억제 제어로 대형 전기 SUV의 한계를 다듬었고, 마세라티는 T자형 배터리 구조를 통해 GT 주행에 필요한 무게 균형과 리듬을 유지했다.
전기차 시대의 고성능은 더 이상 직선 가속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코너에서의 제어, 주행 흐름의 자연스러움, 그리고 브랜드가 축적해온 엔지니어링 철학이 성능을 정의한다. 숫자 경쟁이 잦아든 자리에는 제어 기술과 감각의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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