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다져간다 기아 니로 브랜드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345 등록일 2022.06.30.

최근 기아 니로 EV를 시승했다. 결론은 긍정적이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도 나쁘지 않지만 브랜드 차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즉, 이미 출시된 니로 하이브리드와 함께 기아의 현실적인 친환경 브랜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니로의 이미지와 포지셔닝을 점차 또렷하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로 EV는 이런 구도를 확실히 다졌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니로 하이브리드가 출시되었을 당시, 많은 언론과 대중들은 높아진 가격에 의구심을 표했었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대략 5백만원 차이로 접근한 가격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1.6 터보 기반의 신형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마치 이전 모델의 것에서 가져온 것 같은 니로 하이브리드의 1.6 자연흡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사이의 확연한 출력 차이는 이런 우려를 더욱 가중시켰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니로 하이브리드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사전계약 4일만에 1만7천대가 넘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신형 니로가 스포티지와의 쉽지 않아보였던 경쟁에서 자신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다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려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스포티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모델들이 출고 적체를 겪고 있으므로 신모델을 계약하는 것이 빠른 구매의 방법이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모델 자체의 경쟁력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그렇게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가 분명한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첫번째 경쟁력은 극단적인 연료 효율이다. 스포티지와 니로 하이브리드 모두 스마트스트림 기술을 적용했지만 스포티지는 터보를 선택하여 효율적인 고성능을 추구했다면 니로는 절대적인 연비를 목표로 삼은 것이다. 그 결과 두 모델을 선택하는 고객들의 성향을 또렷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니로 하이브리드의 고객들은 풀옵션 기준 5백만원 전후의 가격차에서 옵션을 좀 더 덜어내고 훨씬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니로의 중위 트림을 선택하는 비중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점이 모델별 고객군의 차이를 더욱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니로 하이브르드의 두번째 경쟁력은 매우 효율적인 패밀리카라는 점이다. 신형 니로는 늘어난 차체 길이의 전부를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데에 사용하였다. 즉, 성인 4명이 편안하게 여행을 줄기거나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가장 아담한 차인 것이다. 그 결과 니로 하이브리드는 이전에 흥행했다가 사라진 카렌스 류의 소형 MPV와 쏘울 등의 박스카 시장과 그에 해당하는 성향의 고객군들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이처럼 니로는 대단히 이성적인 기준에서 매우 합당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보다 감성적이고 역동적인 면에 더 비용을 지불하는 최근 모델의 마케팅 방향과 다소 다른 방향을 갖는다.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런 방향을 내세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엣지 팩과 같은 감성적 아이템도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니로 하이브리드에서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충분히 길들이기가 끝난 뒤에는 대체로 해소되기는 했지만 이전 모델에 비하여 다소 단단해진 니로 하이브리드의 승차감은 고객 성향에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니로 EV를 시승하면서 완전히 해소되었다. 니로 EV는 대단히 풍성하고 푹신한 승차감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즉, 니로 하이브리드는 니로 EV를 염두에 두고 동시 개발했다는 뜻이다. 물론 두 모델의 서스펜션 용량 설계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 새시의 성향을 많이 비슷할 수 밖에 없으며 두 모델의 중간 정도에 니로의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패밀리카로서의 승차감 지향점이 놓여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니로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그랬듯 니로 EV는 EV6와 성격적인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기아 EV6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고성능 등 감성적인 만족도로 고 스펙 전기차의 가격을 합리화한다. 니어 럭셔리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하여 니로 EV는 실생활에 특화된 순수 전기차다. 기아 브랜드의 메인스트림 브랜스로서의 대중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신형 니로 EV의 스펙이 알려지면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것이 있었다. 오히려 대폭 줄어든 모터의 최대 토크였다. 대부분 신모델의 성능이 강화되는 것과는 다른 이색적인 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승 후 니로 EV의 토크 제한은 의도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보편적인 고객의 성향을 기준으로 할 때 다섯 명이 타도 여전히 넉넉한 힘을 느낄 수 있으며 오히려 가속 페달을 깊게 밟더라도 이전 모델에서 느꼈단 과하게 튀어나가거나 앞바퀴의 접지력이 희미해지는 등의 불안감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적으로도 낮은 최대 토크는 많은 장점을 준다. 일단 순간 최대 에너지 소모량을 억제되므로 배터리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그리고 인버터, 파워 일렉트릭스 등의 전체 전동 파워트레인의 부담이 줄어든다. 시스템의 효율은 높아지고 원가는 적절한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다. 절감한 비용으로 배터리 컨디셔닝 시스템을 도입하여 고객들이 굳이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언제나 배터리의 충전 성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보편적 고객들을 위한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아 브랜드의 EV 라인업은 단순히 순수 전기차 라인업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아의 기술력과 미래 경쟁력을 발 발자국 앞서서 선보이고 보다 적극적인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니어 럭셔리 컨셉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이에 비하여 니로 브랜드는 지금의 내연기관 라인업과 EV 라인업의 가교가 되는 모델이다. 즉, 현실적 합리성과 저관여층 중심의 주류 고객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패키징으로 친환경 자동차 세상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모델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구형 기술이지만 극단적 실용성과 가성비를 지닌 브랜드 최초의 목적 기반 자동차(PBV) 니로 플러스, 하이브리드 최고의 경제성을 갖춘 니로 하이브리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부담없이 순수 전기차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는 니로 EV로 구성된 니로 라인업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자칫하면 과도기 모델로 떠내려갈 수도 있었던 니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다져가고 있다. 기아 브랜드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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