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vs. 오리지널] 16. 피아트 뉴 500, 브랜드 아이콘에서 전기차로 변신

오토헤럴드 조회 766 등록일 2022.08.16.

120년이 넘는 피아트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모델로 꼽을 수 있는 차는 역시 1957년에 첫선을 보인 누오바 500(Nuova 500) 즉 뉴 500이다. 뉴 500은 1975년까지 장수하면서 특히 유럽에서 인기를 얻어 390만 대 가까이 판매되었다. 그와 같은 인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는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고, 귀여우면서도 당찬 모습은 차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줄 정도였다.

피아트에게는 레트로 디자인의 새 모델을 만들기 좋은 소재였던 만큼, 뉴 500 데뷔 50주년이 된 2007년에 옛 이름을 되살리고 현대화한 디자인을 입힌 새 뉴 500을 내놓았고, 2020년에는 완전히 새로 설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전용 모델로 또 다른 뉴 500을 출시했다. 피아트가 모델 이름에 500을 처음 쓴 것이 1936년이었으니, 최신 모델은 역대 세 번째 뉴 500이다.

새 플랫폼과 더불어 전기차가 된 3세대 뉴 500(왼쪽)과 그 디자인 모티브가 된 1세대 뉴 500 (출처: Stallantis) 새 플랫폼과 더불어 전기차가 된 3세대 뉴 500(왼쪽)과 그 디자인 모티브가 된 1세대 뉴 500 (출처: Stallantis)

최신 뉴 500의 기본 디자인은 큰 틀에서 보면 2007년에 나온 뉴 500과 비슷하다. 그러나 차체를 키우면서 면을 좀 더 부풀리고 장식적 요소를 간결하게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귀여운 얼굴을 만드는 핵심 요소인 원형 헤드램프는 위쪽이 보닛으로 잘린 형태인데, 대신 보닛에 둥근 주간주행등을 넣어 원 모양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차체 앞쪽 한가운데에는 피아트 엠블럼 대신 500 로고를 넣어 브랜드보다 모델을 강조했고, 측면 방향지시등과 크롬 장식 등 초대 뉴 500에 쓰인 디자인 요소를 재해석한 요소들도 새롭게 넣었다. 뒷모습도 이전 뉴 500과 비슷하지만 장식적 요소를 줄이고 단순화했다. 그러면서 뒤쪽 옆 유리와 차체 뒤쪽의 기울어진 각도와 형태는 역대 500들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2세대 뉴 500보다 차체가 커지고 곡면은 더 팽팽해졌지만 장식적 요소는 줄였다 (출처: Stallantis) 2세대 뉴 500보다 차체가 커지고 곡면은 더 팽팽해졌지만 장식적 요소는 줄였다 (출처: Stallantis)

차체는 3도어 해치백과 3+1도어 해치백, 이전 세대 500들과 비슷하게 직물 소재로 된 소프트톱이 지붕 부분만 덮은 카브리올레의 세 가지. 3+1도어 해치백은 운전석 반대쪽에 뒷좌석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는 반쪽짜리 도어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거주성은 이전 뉴 500보다 훨씬 더 좋아졌지만, 여전히 유럽 A 세그먼트 차급 영역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실내 공간은 뒷좌석에 어른 두 명이 앉기에 빠듯한 수준이다.

실내는 이전 세대부터 시작된 패션 카 개념을 이어받으면서 소재와 꾸밈새는 한층 더 고급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좌석은 앞뒤 모두 둥근 모양 헤드레스트를 쓰는 등 이전 뉴 500과 비슷하게 만든 대신,  대시보드 디자인은 크게 달라졌다. 고급형 모델에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가로로 넓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넣고, 기본형 모델에는 스마트폰 거치대만 달아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대신하도록 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에 알맞은 조작 장치를 갖춰 현대화된 뉴 500의 대시보드 (출처: Stallantis)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에 알맞은 조작 장치를 갖춰 현대화된 뉴 500의 대시보드 (출처: Stallantis)

전기차가 되면서 기어 레버가 사라진 자리에는 수납공간과 버튼식 기어 선택 장치가 놓인다. 또한, 차체가 넓어지면서 파워 윈도우 스위치는 도어로 자리를 옮겼고, 좌우 앞좌석 사이에는 덮개를 단 수납공간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이 있는 센터 콘솔을 달았다. 이쯤 되면 단순함과 실용성이 가장 큰 매력이었던 오리지널 뉴 500과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500을 이탈리아어로 읽은 칭퀘첸토(Cinquecento)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것이 '1세대' 뉴 500이다. 누오바 500이라고도 불리는데, 누오바 역시 '새로운' 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단어여서, 영어로는 뉴 500이고 우리말로는 새 500이 된다.

단테 자코사가 디자인한 1세대 뉴 500은 귀여우면서도 탄탄한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출처: Stallantis) 단테 자코사가 디자인한 1세대 뉴 500은 귀여우면서도 탄탄한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출처: Stallantis)

뉴 500의 디자인은 피아트의 전설적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인 단테 자코사(Dante Giacosa)의 작품이다. 뉴 500 특유의 귀여운 앞모습은 작고 값싸면서 실용적인 차를 만들기 위해 공랭식 엔진을 차체 뒤쪽에 얹은 구조를 쓴 덕분에 만들어졌다. 냉각용 그릴을 달 필요가 없어 밋밋한 앞부분이 심심해보이지 않도록 램프와 엠블럼, 굴곡을 절묘하게 배치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면으로 이루어졌는데, 보닛 아래쪽에서 시작한 선이 차체를 한 바퀴 휘감도록 만들어 탄탄한 느낌을 주었고, 엔진 냉각을 돕기 위해 적당히 경사를 준 차체 뒤쪽은 이후 등장한 레트로 디자인의 뉴 500에도 이어지는 특징이 되었다. 크기는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해 한껏 차체 바깥쪽으로 밀어낸 네 바퀴 덕분에 차체가 작으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안정감이 있었다.

경제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소형 대중차를 만들기 위해 공랭식 엔진을 뒤쪽에 얹은 것이 뉴 500 특유의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다 (출처: Stallantis) 경제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소형 대중차를 만들기 위해 공랭식 엔진을 뒤쪽에 얹은 것이 뉴 500 특유의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다 (출처: Stallantis)

디자이너 자코사는 오리지널 뉴 500의 디자인으로 1959년에 이탈리아 최고의 산업 디자인 상인 콤파소 도로(Compasso d'Oro, 황금 컴퍼스)를 받았고, 2017년에는 1968년형 500F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품에 추가되었다. 탄생 후 60년이 흘러도 여전히 뛰어난 디자인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류청희 칼럼니스트/jason.ch.r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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